2월 6, 2025

“공황장애로 힘든데 회사에서 억지로..” 故김수미, 생전 일기 공개되자 소속사가 비난 받고 있는 충격 이유가..

배우 김수미, 일기로 전한 진심

고 김수미의 숨겨진 속내와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출간됐다. 지난 12일, 김수미가 1983년부터 작성해 온 일기를 엮은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은 김수미가 생전 남긴 글들로, 화려해 보이는 배우로서의 삶 뒤에 감춰졌던 고통과 외로움, 그리고 가족과 일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담고 있다.

유가족은 “고인이 말년에 겪은 고통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일기를 공개하게 됐다”고 전하며, 이 책의 인세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수미는 생전에 “이 책이 출간된 후 내 가족에게 어떤 파장이 들이닥칠지 두렵다”고 언급했지만,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의 철학과 교훈을 전하고 싶었다며 출간을 결심했다고 한다.

책 속에는 그가 배우로서의 삶 속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번뇌, 그리고 여전히 불타오르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목숨을 걸고 녹화하고 연습하며, 참으면 그 대가가 있을 거라 믿었다”고 적은 그의 일기 속 글들은 김수미가 단순히 배우로서의 명성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팔꽃 F&B 갈등으로 겪은 심적 고통

김수미는 말년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품을 판매하던 나팔꽃 F&B와 관련된 논란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책에 따르면, 그녀의 아들 정명호 씨가 나팔꽃 F&B의 A씨를 횡령 및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시작된 갈등은 김수미를 더 깊은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이에 맞서 A씨는 “맞불 기사를 내겠다”며 대응했고, 올해 1월에는 나팔꽃 F&B가 정명호 씨를 해임한 후 김수미와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이르렀다.

김수미는 일기에서 “하루하루가 고문처럼 느껴진다.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 밥맛도 없고, 수면제 없이는 잠들 수도 없다”고 고백하며, “지난 한 달 동안 불안과 공포로 인해 맘고생한 것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와 관련된 기사가 나올까 봐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없었다”고 적었다.

이 사건은 김수미의 정신적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스트레스와 공황장애로 고통받던 그는 회사의 압박 속에서도 홈쇼핑 방송에 출연해야 했다. 바로 이 방송이 김수미의 건강 이상설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딸 정 모 씨는 “어머니가 홈쇼핑 방송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도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인데, 이런 상황 속에서는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어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끝까지 불타오른 연기 열정

김수미는 연기자로서 50년 넘게 활동해 오며 남다른 열정과 헌신을 보여준 배우였다. 그는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쉼 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말년에는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망을 놓지 않았다. “공황장애로 숨이 턱턱 막히고 불안과 공포가 엄습해와도 연기에 대한 목마름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그는 기록했다.

그는 일기에 “연기로 70년 만에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전력 질주해서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남겼다. 연기를 향한 그의 애정은 단순한 직업적 욕심이 아닌, 삶의 원동력 그 자체였다. 김수미는 “목숨을 걸고 연기를 하며 내가 참아온 날들에 대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 믿었다”고 적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