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무명에서 유명으로
1994년 sbs 공채 개그맨 표인봉과 이dnd호, 홍록기, 이동우, 김경식은 개그팀 겸 댄스 그룹 틴틴파이브를 결성, 전례 없는 독특한 기획으로 센세이셔널 한 인기를 누린 바 있습니다.
잘 짜여진 꽁트면 꽁트, 춤이면 춤, 심지어 수준 높은 아카펠라까지 그동안 본 적 없던 개그팀의 출연에 대한민국은 열광했는데요. 그 무렵 갓 개국한 sbs는 이들을 방송사 간판 스타로 키우려는 듯 적극적인 푸시까지 더해주었죠. 그렇게 웬만한 인기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전성기를 누리던 틴틴파이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의 최고 인기 멤버였던 홍록기가 예능 쪽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희망하며 탈퇴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부랴부랴 홍록기의 자리를 대체할 만한 개그맨을 찾던 팀 팀 파이브.
멤버들은 같은 sbs 공채 개그맨 중 평소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던 후배 정성화에게 합류를 제의했고, 정성화가 이를 흔쾌히 수락하며 새로운 팀, 팀 파이브를 선보일 수 있게 됐죠.
“넌 더 열심히 해야해..” 결국 손절 당해
하지만 기존 멤버들에 비해 무명에 가까웠던 정성화가 홍록기의 큰 공백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거기다 정성화는 틴틴파이브로 활동하며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의 얼굴을 알아본 게 신기했는지 일부러 사람들 많은 곳을 찾아 지나다니고, 수입이 생기면 곧바로 나이트 클럽을 가 음주가무를 즐기는 등 고치기 힘들다는 연예인 병에 단단히 걸려 행실이 좋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룹에 합류한 지 얼마나 됐다고 갑자기 얻게 된 인기에 정신을 못 차리는 정성화를 참아줄 수 있는 멤버들은 없었고, 결국 같은 팀 멤버이자 개그맨 선배인 표인봉이 “넌 앞으로 진짜 열심히 해야 해. 넌 단 한 번도 열심히 했던 적이 없으니까”라는 일침과 함께 탈퇴를 종용했고, 그렇게 정성화는 단 몇 달 만에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멤버들로부터 손절을 당해 탈퇴한 정성화는 이후 몇몇 작품에서 단역을 전전하다 도피하듯 입대했는데요.
재기 성공..그러나
그러나 다행히도 군 제대 후 재기의 기회를 얻게 된 정성화. 운 좋게 당시 국민적인 화제를 모으던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 정만수를 연기하며 순식간에 인기 배우로 떡상한 것이었죠.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연예인 병이 재발하는 바람에 문지방이 닳도록 나이트 클럽만 다니다가 작품은 뚝 끊겼고, 모아놓은 재산도 탕진하게 됐다고 합니다. 굴러온 복을 두 번 다 스스로 찾다면 뼈저리게 깨닫는 교훈도 있었겠죠.
정성화는 이를 계기로 절치부심의 뛰어난 가창력을 무기로 뮤지컬 무대로 진출, 현재는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한 획을 그은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래도 이후 표인봉이 연출한 뮤지컬에 직접 출연하는 등 좋지 않게 탈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틴틴파이브 멤버들과 인연을 이어오는 걸 보면, 연예인병은 극복하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잘 회복한 것으로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