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연말 전현무 씨가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고 공주 왕관을 쓴 채 눈물의 수상 소감을 한 것 때문에 많은 분들이 따라 울면서도 크게 웃었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처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시상식은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현장입니다. 그런데 kbs의 연기대상이 갑자기 주상욱 씨와 이승기 씨에게 공동으로 대상을 건네어 모두에게 황당함을 안겨줬는데요.
대상을 받으면 안 되는 사람이 대상을 받았다는 거친 목소리까지 나온 이번 연기 대상 사태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실장님 전문 배우
1978년생인 주상욱 씨는 그는 대학 시절 우연히 프로필 사진을 찍게 되며 연예계에 데뷔했는데요. 하지만 연기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데뷔 초반 고생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합니다.
특히 ebs 청소년 드라마 <내일>을 촬영할 때 ng를 너무 많이 내는 바람에 한 장면만 무려 6시간을 촬영했다는데요. 그러자 감독이 “아직 젊으니까 딴 길 알아봐”라고 말한 적도 있고, 한 번은 주상욱 씨 연기 때문에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감독이 슬리퍼로 뺨을 때린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그의 무명 시절은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드라마 <올인>의 이병헌 씨 아역으로 캐스팅됐었지만 촬영을 앞두고 무산되는 일도 겪었습니다. 상심한 그는 바로 군 입대를 했고 군대에서 <올인>을 보며 부족한 자신을 자책했다는데요.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제대한 뒤 2007년 출연한 mbc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경찰팀장 제우 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 결과 그에게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닉네임이 붙게 되었죠. 호텔 실장, 일식집 사장, 팀장, 과장 등 실장님 역할만 거듭하며 좀처럼 인기 스타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때 주상욱 씨는 그 누구도 탓하지 않고 ‘내가 실장님 연기밖에 못하니까 실장님 역할을 시킨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더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그에게 운명 같은 작품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2010년 방영된 sbs 드라마 <자이언트>였죠. 주상욱 씨는 이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독한 연기 뿐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는 명품 연기로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주상욱 씨는 각종 광고에 캐스팅되며 대세 배우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 덕에 데뷔 13년 만에 최고령으로 ‘뉴스타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그리고 승승장구하던 그는 드라마 <굿닥터>를 통해 또 한 번 큰 화제를 일으켰는데요. 당시 탈모가 진행될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실장님 이미지를 완벽히 깨뜨렸고 자폐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주원 씨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죠.
태종 이방원과 연기대상
이처럼 어떤 일이 있어도 노력을 멈추지 않고 묵묵히 연기 인생을 걸어온 그는 2022년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에 도전했습니다.
5년 만에 부활한 kbs 대하사극의 포문을 연 작품은 바로 태종 이방원이었습니다. 여기서 주인공인 이방원 역할을 바로 주상욱 씨가 맡게 되었죠. 그런데 그가 이방원 역할을 맡는다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꽤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유동근 씨 유아인 씨 같은 최고 연기파 배우들이 이미 이방원을 너무나 잘 표현했기에 자칫하다 주상욱 씨가 괜히 비교만 당하고 욕만 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주상욱 씨는 뚝심 있게 도전했습니다. 카리스마를 가진 이방원이 아니라 부족함과 실수도 있으며 아들이자 아버지였고 남편이었던 그의 고뇌를 밀도 있게 녹여냈죠. 그 결과 시청률도 11.7%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2022년 kbs 연기대상은 주상욱 씨가 가져가지 않겠냐는 게 모두의 예상이었습니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2022년 12월 31일 kbs 홀에서 펼쳐진 kbs 연기대상 그 대상의 주인공은 바로 주상욱 씨였습니다. 그는 감격스러운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선후배 동료 스태프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엄마 고맙고 너무 사랑해. 그리고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우리 딸 그리고 우리 딸 돌봐주시는 장모님 감사합니다”라고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는데요.
이어서 객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내 차예련 씨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한 시상식입니다. 항상 언제나 제 편이고 언제나 우리 오빠가 최고라고 옆에서 응원해주는 차예련 씨 세상에서 하나뿐인 마누라 사랑해”라고 고백하자 객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고 차예련 씨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논란의 공동 대상 수상
그런데 대상이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감동적인 주상욱 씨의 수상 소감으로 끝이 나야 하는데 또 소감을 말해야 할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승기 씨였죠.
정말 황당함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이승기 씨는 요즘 전 소속사와 분쟁 중이고 전 대표로부터 착취를 당했던 터라 모두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후크에게 입금받았던 돈 중에 20억 원을 병원에 기부하요 역시 이승기라는 찬사도 쏟아졌는데요. 그래서 연기대상 시상식은 그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속내를 공개할 수 있는 자리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베스트 커플상을 받거나 혹은 다른 상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승기 씨는 베스트 커플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전현무 씨가 2023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 라고 솔직하게 고백하여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이런 그에게 객석에 앉은 연기자들 역시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대상은 전혀 다른 문제이죠. 이승기 씨가 2022년 가을 출연한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는 1회 시청률이 7.1%로 최고치였고 마지막 회는 5.3%였습니다. 이런 시청률의 대상은 정말 말도 안 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주위에서 법대로 사랑하라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는 분들 보셨나요.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시청률로 보나 화제성으로 보나 이승기 씨는 대상을 받지 않는 게 맞았습니다.
하지만 주상욱 씨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고 결국 지난 2018년 sbs 연예대상에서 <집사부일체>로 대상을 받았던 것보다 더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네티즌들은 “무슨 드라마인지도 모르는데 대상이라니 말도 안 된다”, “이승기는 동정상인가. 진짜 황당하다” 라는 반응을 쏟아냈죠.
논란의 주인공
이러니 이승기 씨는 이상하게도 대상만 받으면 논란의 주인공이 된 꼴입니다. 게다가 주상욱 씨의 감동 수상 소감에 이어 입을 연 이승기 씨는 “1년 20년 후에 이 자리에 앉아 있을 후배에게 당연한 권리를 싸워서 얻는 일은 물려주면 안 된다고 오늘 또 다짐한다”라며 묵직한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뭐 이런 얘기의 의미 자체는 좋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심경을 털어놓은 이승기 씨 때문에 앞서 수상 소감했던 주상욱 씨의 눈물이 금세 가려져 버렸는데요. 물론 당시 상황이 서로 망설이다. 전현무 씨가 “주상욱 씨 먼저 하시죠”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이승기 씨가 늦게 수상 소감을 한 거니 딱히 이승기 씨가 잘못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태종 이방원을 재밌게 본 분들은 갑자기 주상욱 씨는 묻히고 스포트라이트가 이승기 씨에게 가니 충분히 속상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래서 이승기 씨는 본의 아니게 “선배보다 먼저 수상 소감을 해야지 왜 눈치가 없냐”라며 졸지의 지탄을 받게 되었습니다.
논란의 원인
그런데 이 모든 논란의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사실 대상의 공동 수상 논란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특히 kbs의 경우 2015년 고두심 씨와 함께 드라마 곡도 아닌 예능국에서 만든 프로듀사에 출연한 김수현 씨에게 공동 대상을 줘서 정말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렇게 한 번 공동 대상을 줘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kbs는 2016년 송혜교와 송중기 2017년 김영철과 천호진 2018년 유동근과 김명민까지 모두 공동 대상을 선정했습니다.
게다가 올해의 경우 많은 분들이 느끼시겠지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 <재벌집 막내아들>의 이성민 등 진정으로 대상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모두 공중파 3사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공중파 연기 대상은 시청자들이 전혀 공감 못하는 집안 잔치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 와중에 대상 수상자가 두 명이나 나오다니 정말 황당합니다.
특히 이 상황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공중파 3사의 드라마가 위기라는 점인데요. 물론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 대상 수상자가 두 명이더라도 모두의 공감을 얻는다면 문제가 아니겠죠. 어쨌든 이러한 공동 수상 속에서도 상을 받은 것에 감사하며 소감 순서에 연연하지 않고 진심을 담아 감동적인 이야기를 펼친 주상욱 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주상욱 씨의 새로운 작품들을 기대하며 2023년에 좀 더 멋진 드라마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