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 2024

“이만기도 이겼었는데 못 이겨 봤다고??” 천하장사 강호동이 유일하게 절대 못 이겨본 한 사람

씨름 시절 강호동은 완전 천하무적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최연소 천하장사 등급, 결승전 기록 무패, 단체전 무패. 그 짧은 3년 동안 천하장사 5회 백두장사 7회를 했다.

8년 동안 천하장사 10회를 한 씨름계의 레전드 이만기를 무너뜨림과 동시에 그를 유일하게 진심으로 열받게 만들었던 강호동은 당시 씨름 방송 시청률 68%의 기록도 만들어내며 씨름판에 최강자로 이름을 남겼다.

힘, 기술, 심리전 모두를 갖춘 강호동은 쇼맨십까지 거의 코너 맥그리거 급이었고, 그러므로 경기장 분위기까지 압도했다. 하지만 이만기도 이겼던 강호동이 유일하게 씨름판에서 못 이겨본 상대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는 누구일까?

강호동이 유일하게 못 이긴 상대

화려한 이력을 남기고 씨름판을 떠나 연예계 톱 MC로 자리한 강호동.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꽤나 놀랄 만한 사실이 한 가지였다. 그 당시 씨름판에 마치 괴물이라 불리어도 무방한 강호동 킬러가 존재했다는 것.

강호동을 유일하게 겸손하게 만든 장소 그 괴물은 바로 ‘이봉걸’이다. 흔히 말하는 강호동의 담당 일진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강호동과 이봉걸의 역대 상대 전적 0승 4패. 승부욕 강한 호동이 형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강호동은 전성기 시절 이만기를 비롯해 박광덕, 황대용 등 수많은 자들을 제껴버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봉걸만 만나면 너덜거렸다. 그것도 이봉걸은 거의 끝물의 나이였고, 강호동은 더 젊은 나이의 전성기였을 때의 일이다.

이봉걸의 과거

그렇다면 이봉걸이라는 사람은 얼마나 더 셌던 것일까? 강호동은 경상도 상남자로서 어렸을 때부터 말 그대로 한 성질머리 했고,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하고 피지컬마저 남달랐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하지만 이봉걸의 과거는 더 판타스틱했다.

이봉걸은 본래 유도 선수로 초등학교 때 키가 176에 78kg이었다. 또래와는 남다른 피지컬로 중학교 때부터 대학 선수부와 훈련하며 형들에게 죽기 직전까지 괴롭힘 당했다고 한다. 버티다 못해 고향으로 도망간 뒤 6년 동안 방황을 하며 산전수전 다 겪고 결국 스무살이 돼서야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는데, 재밌는 건 무려 스무 살의 나이에 다시 중학교 3학년 씨름부로 재입학을 한 것이었다.

거기서 자신보다 나이 어린 고등학교 선배들에게 몽둥이와 심부름 빨래 등을 질리도록 하며 이 악물고 훈련을 했다. 이봉걸은 운동 말고는 답이 없다 생각했기에 그 모든 걸 다 벗어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멘탈 하나는 그냥 좀비였다. 그리고 정규 훈련 이외에도 혼자 남몰래 리어카 바퀴 튜브를 팔다리와 머리에 감고 자신의 몸을 고문하듯 훈련하여 피지컬을 키웠다.

그렇다면 그의 전투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강호동의 주특기는 상대를 위로 끌어 올리면서 돌려 넘겨버리는 들배지기다. 이 들배지기로만 말 그대로 여럿 보냈다. 하지만 이봉걸의 신체 스펙은 203cm에 130kg. 들배지기 방어에 특화된 신체 조건으로 쉽게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이봉걸 그는 자신의 피지컬을 이용한 들배지기 방어에 아주 능숙했다. 상대가 공격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멕아리를 전부 다 빠지게 해 육신을 거의 3일 지난 상추처럼 만들어 버렸다.

논란의 패배

강호동과 이봉걸 총 네 번이나 만난 이들의 싸움 중에 한 번은 강호동이 이길 뻔한 적도 있었는데, 강호동이 초반 몰아치기로 2: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힘이 다 빠져버려 2:2까지 따라잡힌 상태에서 마지막 한 판을 남기고 강호동이 성질을 부리며 그냥 샅바를 놔버려 실격패로 끝난 적이 있다.

당시 이 일로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강호동이 본인이 질 것 같으니까 마지막 한 판을 포기하고 그냥 놔버렸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전투력을 떠나서 씨름에서는 상대성 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사실 강호동의 전적을 보면 이러한 키가 큰 상대들에게 꽤나 약한 면을 보였다.

들배지기를 해야 하는데 상대의 샅바가 너무 높은 곳에 있었고 신장이 클수록 체중도 더 무거워졌다.

강호동시대

사실 강호동이 씨름판을 떠날 때쯤 신장과 체중이 막강한 선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라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먹는 것도 잘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키와 체중이 빵빵한 그야말로 떡대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강호동 시대 이후에 씨름판에서 활약했던 최홍만이 씨름 선배 강호동에게 의미심장한 멘트를 알린 적이 있는데, 강호동이 최홍만에게 “나와 씨름 대결을 벌이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더라”고 물었고, 최홍만은 약간 당황한 듯 하던 “호동이 형은 시대를 잘 타고 났어요. 당시에도 덩치가 큰 사람이 많긴 했지만 저희 때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하며 은근스레 도발적인 멘트를 던진 적이있다.

최홍만은 김영현과 더불어 씨름의 판도를 바꾼 인물들이라고 한다. 강호동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 기술 대신 이런 압도적인 키와 몸무게를 주무기로 해서 우승을 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추세였다. 씨름을 꾸준히 봐왔던 팬들은 키 큰 떡대 상대와 유독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강호동은 ‘강호동시대’ 이후의 씨름판에서는 아마 못 버텼을 것이라고 얘기들을 한다.

여기서 또 재밌는 점은 강호동이 이긴 이만기는 오히려 키 큰 상대를 잘 농락시켰다. 강호동이 이만기를 이기고 이만기는 이봉걸을 이겼고, 이봉걸은 강호동을 이기는 이와 같은 재미있는 구도가 생기면서 이봉걸은 강호동 담당일진이라는 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