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 2024

“저의 모든 걸 불태우고 싶었어요..”암 판정을 받고도 무대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한 개그맨의 안타까운 사연

희극인이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개그맨들을 희극인이라고도 칭하는데요. 사실 사람을 웃기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희극인 또는 개그맨으로서 대중을 웃게 만드는 것을 본인의 숙명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양세찬도 그런 부류 중 한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때 아프기도 했었던 양세찬이 본인의 숙명을 받아들여 아픈것을 숨기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것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린시절

양세찬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적 부터 사업을 하셨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다 잘 안 됐습니다. 심지어 연이은 사업의 실패 이후 아버지는 친구의 보증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안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죠. 그러다가 양세찬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집에 불이 나며 집안은 완전히 풍비박산 나버립니다.

다행히 집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당시 불이 얼마나 컸는지 집 입구에 소방차가 8대나 올 정도로 엄청나게 큰 불이었고 그렇게 그의 집은 모두 타버렸죠. 그리고 그때부터 양세찬의 부모님은 도배 일을 시작하십니다.

집에 불에 타버려 당시 지낼 곳이 없었던 양세찬 형제들은 일하시던 부모님과 떨어져 무려 6개월 동안이나 할머니 집, 친척 집, 심지어 더 이상 지낼 곳이 없어 아버지가 이전에 함께 일하셨던 동료분들의 집에까지 돌아다니며 얹혀 살았죠.

형 양세형

그러나 어린 양세찬이 이런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한 살 차이가 나는 형 양세형의 존재였습니다. 이 둘은 남의 집에 얹혀 살았기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배고프다고 말할 수 없었지만 이 둘은 항상 서로가 함께였기에 이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죠.

시간이 지나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정말 화장실만한 작은 단칸방을 구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죠. 도배 일을 하셨던 부모님은 아침 일찍 집을 나가 저녁 늦게나 돌아오셨고 가끔은 지방으로 출장을 가시면 길게는 10일 이상씩 집을 비우셨기에 어린 양세찬 형제들은 더욱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죠.

이때의 경험으로 인해 이 둘은 지금까지도 서로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남게 됩니다. 한편 양세찬이 고등학생이 되자 부모님은 그가 공부를 잘하는 것도 특별한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가 그들을 따라 도배일을 하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때부터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는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그렇게 시간은 하염 없이 흘러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게 됩니다.

꿈과 목표

양세찬은 고3 졸업을 앞둔 어느 날 극단에서 개그맨으로 활동하던 형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엄청난 감동을 받고 형처럼 개그맨이 되기로 결심했죠.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형은 동생의 개그맨 시작을 절대 반대했습니다. 그의 형인 양세형은 2004년 sbs 개그맨 최연소 합격자였을 정도로 개그감이 매우 뛰어났고 심지어 정식 개그맨 데뷔 이전부터 극단 내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렇게 양세찬은 인기 개그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형의 반대가 서운했지만 형 양세형은 무대 위에서의 짧은 웃음을 만들기 위해 무대 뒤에서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반대를 했던 것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개그맨이 되겠다는 동생의 고집을 꺾지 못한 양세형은 동생의 개그맨 시작을 어쩔 수 없이 허락하게 됩니다.

출처 : sbs ‘미운 우리 새끼

그러나 형은 양세찬이 개그맨으로 활동을 하더라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밑바닥부터 스스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 “개그맨으로 활동하게 되면 극단에서 절대로 나를 아는 척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까지 하며 더욱 혹독하게 대했죠. 하지만 당시 어린 양세찬은 이런 형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고 서운한 마음에 반드시 개그맨이 되어 형에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작은 극단에서 허드렛 일부터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었죠.

데뷔

그렇게 노력한 덕인지 양세찬은 20살이 되어 sbs 8기 공채 개그맨이 되고, 연이어 sbs <웃찾사>의 ‘땁따다’라는 코너로 데뷔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데뷔하며 만난 친구들과 함께 계속해서 코너를 만들어 갔고 그렇게 어느 날 그는 그의 인생을 바꿔준 하나의 코너를 만나게 되죠.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한 코너를 대충 만들어 대학로 소극장에서 선보였고 그때의 반응이 너무나 좋았기에 <웃찾사>에서 선보였는데 그게 바로 ‘웅이네’였죠.

참고로 이 코너는 무려 21개월 동안 방영되며 <웃찾사>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코너로 기록되었고, 이때의 인기에 힘입어 이들은 이 ‘웅이네’라는 그룹을 결성하며 가수로 데뷔도 하고 더 나아가 sbs 코미디 최우수상까지 받게 됩니다.

그들의 인기는 계속해서 높아졌고 ‘웅이네’는 <웃찾사>의 간판 코너로 선정될 만큼 인기를 끌며 팀원들과 한 달의 행사를 50개나 다닐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죠. 그러나 이런 인기의 절정을 누리던 중 돌연 그들은 ‘웅이네’를 끝내기로 합니다. 박수를 받을 때 떠나고 싶다는 결심과 함께 내린 결정이었죠.

그리고 이후 양세찬은 방송계를 잠시 떠나게 됩니다. 당시 그는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지만 “어차피 가는 거니 그냥 일찍 끝내버려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군 입대를 한 것이었죠.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저녁 후 그는 형인 양세형과 함께 코미디 빅리그에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후에도 그는 생활 공감형 개그 코너로 개그 서바이벌 형식인 <웃찾사>에서 9연승을 할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죠.

충격적 소식

그런데 양세찬은 어느 날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평소 그는 암에 관련된 가족력이 있어 검사를 자주 받아야 했는데, 단 한번도 건강 검진을 받지 않았다는 걸 형이 알고 양세찬을 억지로 병원에 끌고 가 종합 검사를 받게 했는데 거기서 암이 발견 되었던 것이었죠.

출처 : sbs ‘미운 우리 새끼

개그맨들 사이에는 “녹화 전날 조모상을 당해도 엄마가 암에 걸려도 계속 웃겨야 하는 것이 개그맨들의 아픔이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처럼 양세찬은 갑상선 암 판정을 받은 후에도 몇몇의 지인들에게만 이 사실을 알렸을 뿐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에게도 함구한 채 계속해서 무대에 올라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관객들이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동정하지 않기를 바랐으며 또한 개그맨에게 있어 암 환자라는 인식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물론 이후 그의 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처음으로 무대에 섰을 때 실제로 객석에서는 그를 동정하는 눈빛을 보이기도 해 그는 다른 의미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하죠.

다행히도 그의 암은 조기에 발견되었고 게다가 갑상선 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율과 완치율이 높았기에 그는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한 달 만에 무대로 복귀할 수 있었죠. 28살 이라는 어린 나이에 암에 걸린 그는 이때를 기점으로 자신의 인생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런닝맨

그렇게 암을 극복한 양세찬은 2년 뒤 그는 <런닝맨>에 참여를 하게 되는데요. 당시 런닝맨 상황은 시청률은 역대 최저인 2%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이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 투입된 인물이 양세찬과 전소민이었는데요.

출처 : sbs ‘런닝맨’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달리 런닝맨에 참여한 양세찬은 전소민과 다르게 2년의 기간동안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비난으로 힘들어 했지만 런닝맨 제작진들과 팀원들의 적극적인 칭찬과 응원 덕분인지 그는 프로에 합류한 지 약 2년이 지나서야 전소민과의 비즈니스 커플 콘셉트으로 활약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데뷔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프로 개그맨답게 순발력을 잘 살려 매번 상황에 웃음을 더하더니 결국 2019년에는 sbs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기까지 했죠.

출처 : sbs ‘런닝맨’

이후에는 런닝맨 자체가 애드립 위주의 꽁트나 토크 위주 미션으로 변경되며 그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고, 마침내 그는 퀴즈 게임에서 바보 캐릭터 ‘깡깡이’를 만들어낸 새로운 전성기를 시작하며 이러한 상승세와 함께 2021년에는 sbs 버라이어티 최우수상까지 받게 됩니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그는 힘들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제가 런닝맨을 한 지 5년이 좀 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4년 넘게 헤맸고 말은 안 해도 속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멤버들이 끝까지 웃어주고 기죽지 말라며 응원을 해줘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라며 눈물을 흘렸고 이 말을 듣던 런닝맨 멤버들 또한 많은 눈물을 흘렸죠.

이후에도 그는 <구해줘!홈즈>와 같은 프로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을 뽐내더니 mbc 연예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까지 합니다. 계속해서 본인의 전성기를 갱신하고 있는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중에게 건강한 웃음을 주길 바라며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