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김희철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jtbc <아는 형님>에서 mc를 맡고 있는 김희철은 게스트에게 수위 높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당황하는 모습을 이끌어내고 이것을 방송의 재미로 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김희철은 게스트의 과거 연인과 관련해 실명을 거론하려고 하거나, 헤어졌던 전남친 이야기를 한다던가 단둘이 여행 갔던 사실을 방송 중에 돌려서 이야기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면 큰일 날 수도 있다와 같은 발언으로 게스트를 당황시키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때 만약 게스트가 불편해 하는 보이면 “재밌자고 한 건데 왜 그러냐”며 받아주지 못하는 상대방을 오히려 쿨하지 못한 것으로 몰아갔고 실제로 김희철의 이런 입담과 아는형님 mc들의 분위기 조장은 많은 게스트들이 그 상황이 어쩔수 없이 받아주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tvN <인생 술집>에서 남궁민과 이시언이 출연하여 김희철이 또다시 둘의 흑역사를 끄집어내고 여자친구와 동거하는 불편한 사생활까지 건드렸을 때 남궁민은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김희철의 잘못된 진행 방식을 지적하여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김희철에 일침을 가한 남궁민
sbs 드라마 <리멤버>에 같이 출연하여 친목을 쌓은 남궁민과 이시언은 김희철과 신동엽, 유세윤 등이 mc로 있는 <인생 술집>에 출연하였고 술을 먹으며 즐겁게 토크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그런데 그러던 와중 김희철은 희철패치라는 손님의 과거 흑역사를 공개하는 코너를 준비해서 13년 전 남궁민이 엑스맨에 출연하여 어설픈 춤을 추었던 장면을 틀었고 남궁민의 당황하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남궁민은 “더 심한 건 없어요?”라며 오히려 김희철이 준비한 영상이 재미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다른 mc들조차 당당한 남궁민을 지지하며 솔직히 실망스러웠다며 또 다른 게스트 이시언까지 “희철 씨가 생각보다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자 발끈한 김희철은 “재미없다고 해서 열 받는데 아는 형님에 한 번 나와 봐요”라며 이시연에게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러나 남궁민은 “아는 형님은 내가 가끔씩 짤로 보는데 아는 형님에선 김희철이 너무 기발했다”라며 “그런데 오늘은 안 웃기다. 내가 봤을 때 되게 좋게 봤는데 인생 술집이랑은 좀 안 맞는 것 같다”라며 김희철을 더욱 몰아세웠습니다.
그러자 김희철은 타깃을 바꿔 당시 공개연애를 하고 있는 이시언에게 여자친구와 관련된 질문을 꺼냈고 “여자친구랑 동거했던 거 빼줘요?”라며 아는 형님에서 주로 하던 사생활 개그를 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남궁민은 “그게 재미없다고 하는 거야 내가”라며 김희철에게 일침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남궁민은 “오늘 처음 만나고 말놔서 미안한데 나는 이제 이런 식의 토크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해. 우리나라도 언젠가 진짜 리얼리티를 지향할 때가 오면 이거 말고 진짜 편하게 하는 때가 올 거야. 나는 진짜 이런 게 재미없다고 생각해”라며 김희철에게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김희철은 “남궁민 형과는 안 맞는 것 같다”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러나 남궁민은 끝까지 “나를 싫어하는데 나는 너를 좋아해”라며 방송의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아는형님에 간 남궁민
그리고 약 2년이 지난 후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의 주인공을 맡아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남궁민은 <아는 형님>에 출연하여 김희철을 다시 만났고, 김희철을 보자마자 “희철이 오랜만이네”라며 의미심장한 인사를 건넸는데요.
그러자 김희철은 급 흥분한 채로 벌떡 일어나 강호동에게 “행님 저 이를 거 있습니다”라며 그때 일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희철은 강호동에게 “아이 남궁민이가 제가 인생 술집 하는 데 나왔었습니다. 근데 나보고 막 재미없다 그러고 완전 괴롭히고 나를 저글링 했습니다”라며 뭔가 남궁민을 혼내주라는 듯이 강호동에게 일러 바쳤습니다.
그러자 강호동은 “희철이를 가지고 놀았다던데? 그래서 내가 남궁민이 아는 형님 나올 때까지 딱 기다리고 있었어”라며 남궁민이 무언가 잘못했으니 혼 좀 내줘야겠다는 상황극을 만들었는데요. 그런데 남궁민은 이런 분위기에도 전혀 동조하지 않고 “나는 근데 사실 솔직히 호동이는 좀 무서워”라며 뜻밖의 이야기로 강호동을 당황시켰습니다.
남궁민은 “제가 옛날에 나 스물다섯 살 때 엑스맨에 나갔을 때 내가 무슨 말만 딱 하려고 했더니 ‘자그래 가지고요’ 이러면서 나를 괴롭혔어”라며 강호동의 과거의 잘못을 이야기 했던 것이죠. 사실 강호동의 과거 진행 방식에서의 문제점은 많은 연예인들로 하여금 아는 형님에 나와 폭로하며 입증이 되었기 때문에 남궁민 발언에 신빙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요.
그러자 강호동은 억울하다는 듯이 “내가 널 괴롭혔다고?”라며 그런 일은 너무 옛날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남궁민은 “그래 괴롭혔잖아!” 라며 어김없는 돌직구를 계속 날려 강호동이 할 말을 잃게 만들었었죠.
남궁민과 신인 작가
남궁민의 이러한 솔직하고 파격적인 행보는 그의 성공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궁민은 리멤버, 미녀 공심이, 김과장, 닥터 프리즈너까지 연이은 대성공으로 내노라 하는 대작가 작품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었지만 차기작으로 남궁민이 선택한 작품은 2016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음에도 신인 작가와 스포츠 드라마 타이틀이라는 이유로 5년 동안이나 편성이 미뤄졌던 <스토브리그>였는데요.
<스토브리그>를 쓴 이신화 작가는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위에서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라는 제안을 무수히 받았지만 ‘좋은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이 나이에 갑자기 다른 직업을 찾기도 힘든데 그만두면 내 인생이 무너질 것 같다’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남궁민은 스토브리그에 대본을 읽고 무작정 이신화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고, 삼성역에서 이신화 작가를 만난 남궁민은 “작가님 혹시 이 작품이 첫 작품이신가요?” 라고 물었다고 하는데요. 이신화 작가는 신인 작가라는 타이틀에 위축되어 있었기 때문에 첫 작품이라는 대답을 떨리면서 말했다고 하죠.
그런데 남궁민은 “어쩐지 ‘이신화’라고 작가님 이름을 검색해도 아무것도 안 나오더라고요”라고 말하고는 “아니 근데 첫 작품인데 왜 그렇게 잘 썼냐”며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습니다. 그 가운데 남궁민은 “에이 저는 이름값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해요”라는 보석 같은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신화 작가가 훗날 말하기를 그 말의 가슴에 얹혔던 돌이 사라졌다고 하죠.
그렇게 시작된 이신화 작가의 스토브리그는 그가 보조 작가로 일했던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사랑의 불시착>과 동시간대로 붙었고 언론에서는 현빈 손예진 두 배우의 러브라인을 로맨스도 없고 신분 상승도 없는 스토브리그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스토브리그>는 한 번도 성공 사례가 없었던 야구 소재를 가지고 프로야구 프런트 세계를 리얼하게 풀어냈고 방영할수록 시청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며 4회 만에 두 자릿수 돌파, 최고 시청률 22.1%를 찍으며 종영할 때까지 금토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독차지했습니다.
또한 스토브리그는 2월 종영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열리는 sbs 연기대상에서 상을 휩쓰는데 오정세 배우의 베스트 캐릭터상 남자 신인상 조연상에 이어 유독 상복이 없었던 남궁민에게 드디어 sbs 연기대상을 거머쥐게 해주었던 작품이 되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