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교ㅍ력’에 대한 경종을 다시금 울린 드라마 <더 글로리>. 지난 12월 말 파트1을 공개하고 난 후 전 세계 1위에까지 오르며 ‘학교ㅍ력’에 대한 관심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8편의 파트 1이 끝나고 많은 기대 속에 드디어 파트 2가 공개되고 나머지 8편을 단 하루만에 시청을 완료했다는 분들이 많다고 할 정도로 그 화제성에서는 단연 1등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작가가 뿌려 놓았던 수 많은 떡밥들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다 회수하며 드라마의 막을 내리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만족감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탄탄하게 짜여진 드라마 스토리 속에 사실 결말은 이미 1화부터 예견이 되어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눈치 챈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뒤늦게서야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 <더 글로리> 1화와 마지막화의 결말의 관계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복수로 연진에게 돌아간 수치심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복수를 다짐하게 되는 동은. 결국 “내 꿈은 너야”라는 메세지를 던졌던 어린 시절의 동은. 피를 깎는 고통을 참고, 철저하게 계산 된 계획에 따라 복수를 하나하나 해나 가는 동은은 결국 자신을 괴롭혔던 네 사람에 대한 완벽한 복수를 성공하게 되죠.
결국 동은은 “우리의 끝이 세상에 있든 없든 너의 세상이 온통 나였으면 좋겠어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 뼈가 아리게 억울해하면서” 라는 말을 남기고 박연진에 복수에 성공했음을, 그리고 그 복수가 처절함을 확인 시켰죠. 결국 연진의 전부가 된 동은은 복수라는 꿈을 이뤄낸 셈인데요. 그런데 이러한 복수의 성공 결말은 이미 1화에서 예견 된 장면이 있었는데요.
1화에서 동은의 유일한 도피처였던 여관방에 연진 패거리가 찾아와 점령을 하는 장면, 그리고 동은에게 수치심까지 안겨 주었었는데요. 동은이 열심히 모아온 저금통을 깨뜨리고 이를 동은이 저지하자 연진은 동은에게 “넌 지금 되게 엉망 진창이야 근데 자존심은 세우잖아 그럼 더 되게 되게 되게 엉망진창이 된다. 그러니까 춤추라고 수치스럽게”라며 수치심을 안겨주게 되죠.
이후 동은은 모든 걸 잃은 표정을 보여주는데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16화해서 연진 본인이 동은에게 강요한 수치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교도소에서 이성을 잃은 듯 보이는 연진은 수감자들 사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요. 겁에 떨며 기상캐스터 연진이 되어 날씨 예보를 달달 외워 보여주는 모습이었죠.
완전히 뒤바뀐 연진과 동은의 입장 자존심을 세워 또 엉망이 되기 전에 수치스러움을 느끼라던 연진의 말은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 듯 하네요.
신발이 의미한 죽음
앞서 언급했던 동은의 유일한 도피처 여관방을 점령해 괴롭힘을 이어갔던 연진 패거리. 이 장면에서 자세히 보면 여기서 연진의 패거리는 동훈의 집이 더럽다며 모두 신발을 신고 들어왔습니다.
동은에겐 유일한 공간이나 다름 없었던 곳에 침입한 이들, 그리고 파트2에서 동은이 없는 집에 침입한 두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연진과 도영이었습니다. 과거에 여관방을 쳐들어왔던 연진과 비교했을 때 연진은 여전히 녹색 구두를 신은 채로 동은의 공간에 들어와 있었는데요. 이 모습을 보던 도영은 심기가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동은 역시 이 모습을 보며 하나도 변하지 않은 연진을 두고 여러 생각에 잠겼을 터 하지만 동훈이 연진에게 기회를 준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연진 패거리와 달리 신발을 벗고 들어온 도영의 예의 때문, 실제로 동은의 집에 유일하게 신발을 벗고 온 두 사람은 바로 도영과 여정인데요.
결국 동은의 집에 예의를 차리고 들어온 두 사람과 그렇지 않은 모두가 파멸에 이른 셈이네요.
데칼코마니 캐릭터
파트 1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는 명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중심으로 복수의 서막이 열리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명오의 죽음과 비슷한 맥락으로 놓여 비교적 별 힘없이 목숨을 잃는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나름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었던 비리 경찰 신영준인데요. 그런데 그의 죽음 역시 이미 1화에 짧게나마 예견 되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동은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연진은 엄마의 오랜 친구였던 영준의 권력고 도움 덕분에 쉽게 문제를 해결해 버리죠. 여기서 연진은 신영준을 두고 ‘엄마의 손명오’라 칭하기도 했는데요. 극중 명오는 연진과 재준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며 사라와 혜정에게까지 사주 받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요청한 것을 해결해 주는 심부름꾼이나 다름없죠.
하지만 명오는 이들의 약점을 쥐게 되자 돌변했다가 목숨을 잃게 됐습니다. 신영준 역시 이런 명오와 같은 선상에 놓여 있었는데요. 홍영애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며 온갖 더러운 짓을 해왔지만 결국 연진과 영애를 배신하려고 하자 부하들에게 배신을 당해 망치에 맞아 사라지게 됐죠.
또한 영준이 ‘엄마의 손명오’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연진은 자신이 깔봤던 손명오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된 점 역시 백야인 줄 알았던 연진의 인생이 알고 보니 극야였던 것을 의미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바둑과외와 복수과외
여정의 복수 형태 역시 드라마 초반과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여정의 아버지는 그저 의사의 도리를 다하다 사이코패스 강영천에게 목숨을 잃게 됐죠.
그리고 여정은 동은에게 바둑을 가르쳐 주었던 것처럼 복수 과외를 받아 자신이 취직한 지산 교도소로 강영천을 불러들였습니다. 이제 강영천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받게 될 테지만 의사의 도리를 다 해야 하는 여정 때문에 끝까지 목숨을 이어가게 됐죠.
여정 역시 똑같이 의사의 도리를 다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영천에게 복수하는 결말을 그려낸 것인데요. 파트 1에서 던져진 복수에 대한 실마리, 그리고 이 떡밥을 모두 회수하며 가해자들이 완벽하게 죗값을 돌려받아 깔끔하게 막을 내린 더글로리 파트 2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