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보컬..
1976년에 태어난 김보경은 서울외대 연극과를 졸업 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그녀는 1995년 kbs 드라마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대 초반까지 다양한 작품 속에서 연기 혼을 불태웠습니다. 그녀의 대표적인 히트작 중 하나는 2001년에 개봉한 영화 ‘친구’로 그녀는 ‘레인보우의 보컬 진숙’ 역할을 맡았습니다.
김보경은 극 중에서 준성 역을 맡은 유오성 그리고 그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흔드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서태화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극의 후반부에는 유호성과 결혼을 하여 극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그녀가 작중에서 ‘연극이 끝난 후’를 열창한 장면은 아직도 많은 영화 팬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김보경은 이후 영화의 흥행과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끝까지 싸우며..
한 달 동안 밥은 물론 미음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의사가 한 달간 장 상태를 지켜보자해서 기다렸죠.” 김보경은 배우로서 명예를 떨칠 수 있는 자리에도 건강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미음조차 못 먹으며 괴로워했던 이유는 바로 그녀가 2010년부터 간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널리 알리지는 않았지만, 김보경은 고통을 참아내며 암 치료받고 있었습니다. 힘듦이 찾아올 때도 늘 긍정적인 태도로 병마와 싸웠습니다.
투병 때문에 칸을 참석하지 못한 데에 섭섭함을 표현할 만도 한데 그녀는 오히려 씩씩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생 올까, 말까 한 기회인데 놓쳐서 아쉽지만, 그때는 뭔가 때가 아니었나 보다고 생각해요. 건강도 중요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또 앞으로 몸이 더 좋아지려고,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수술받은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마음 아픈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김보경은 결장 수술을 거행하고 금방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이후에도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들과 활발히 소통했습니다.
그녀는 연기하는 그 순간 “너무 재미있다. 조금 어려운데 내가 한 연기가 누군가에게 감동된다면 그래서 그 사람이 좋은 쪽으로 변화된다면 좋겠다. 사람은 늙는 게 아니라 꿈이 없어 늙는 것이다.”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김보경은 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파격적인 악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치열하게 악독한 극중 모습에 느껴지는 에너지가 대단했습니다. 아픈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는 강렬한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나도 건강해 보이는 모습에 모두들 안심했지만 사실 그녀는 나날이 병세가 심해져 갔습니다.
결국 이 드라마를 마지막으로 더는 그녀의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모든 활동을 접어두고 항암 치료에만 매진했습니다. 2018년 7월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복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2021년 2월 2일 만 44세의 나이로 세상에서 떠나갔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안길까 봐, 김보경은 투병 사실을 알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별세는 더욱더 마음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애도
김보경의 부고가 전해진 후 동료 배우 서태화는 SNS에 친구라는 영화를 통해 만난 진숙역을 했던 김보경이 우리 곁을 떠났네요. 이렇게 아파한 것도 모르고 떠난 것도 몰랐네요. 죄송하고 안타깝습니다. 조금 더 주위를 잘 둘러보며 살아야겠습니다. 보경아 잘 가. 가서 만나자.라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고인의 친구 서유정 역시 너무 기가 막혀서 멍했다가, 울다, 지치다가 그랬네요.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그때 알았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갔을 텐데…. 안치했다는 말이 더 날 못 견디게 해. 얼마나 외로웠을까?라며 슬픔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의 애도로 김보경의 비보를 알게 된 사람들은 고인을 추모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결국 2021년 향년 44세라는 젊은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뉴스에서는 그녀의 사인을 간암이라고 보도했지만 2011년에 결장 수술을 한 것으로 보아 암 전이가 결정적인 원인이 되지 않았겠느냐?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힘든 암 투병 생활을 11년간이나 버텼던 김보경. 단 몇 개월만 해도 힘든 생활을 11년간이나 해오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럼에도 그녀는 투병 생활을 널리 알리지 않고 병마와의 외로운 싸움을 이어 나갔습니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와중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며 눈시울이 불거집니다. 지금 있는 그곳에는 아픔 없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