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후배에 “머리부터 깎고 와라”
평소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신인 배우에게 엄격하기로 소문난 중견 배우 박근형. 그래도 예능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서진이 드라마 ‘불새’ 촬영 당시 “계속 선배님께 혼나서 주눅 들어 있다. 어느 날, 선배님께서 제 연기를 보시더니 말없이 악수를 청하셨다”고 밝힌 걸 보면, 평소엔 엄마지만 연기 잘하는 후배들에겐 애정을 아끼지 않는 듯 보이는데요.
박근형의 후배를 대하는 이런 스타일은 배우 원빈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근형은 과거 연예가 중계와의 인터뷰에서 원빈을 드라마 꼭지를 통해 만난 당시를 회상하며, “머리가 길더라, 머리부터 깎고 오라고 한 소리 했다. 준비도 안 돼 있으면서 돈 받고 배우할 생각이냐고 했다”며 크게 호통친 일화를 전했는데요.
선배 박근형의 따끔한 일침에 그대로 머리를 짧게 자른 원빈는 차츰 시간이 지나 배역에 적응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죠. 그 다음 작품에 출연한 원빈을 본 박근형은 한결 나아진 원빈의 연기를 보며, 박수가 절로 나왔다고 당시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죠.
10년 넘게 광고만 찍고 있는 배우
하지만 이후 진행된 다른 인터뷰에서 박근형은 원빈을 향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꼭지 촬영 당시, 원빈을 빡세게 교육시켜 간신히 배우로 만들어 놨더니, 이후 10년이 넘도록 광고나 cf만 찍어 아쉽다는 게 그 이유였는데요.
후배를 향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박근형의 발언에 일반 대중들도 크게 공감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원빈이 선보인 마지막 작품은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공백기가 10년을 넘어 무려 14년째로 치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라는 직업으로 연기 커리어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작품은 일절 하지 않으면서, 광고 모델로서는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하는 모습이 팬들은 물론 선배들에게도 의아하게 느껴지는 듯한데요.
원빈의 무한 공백기에 관련 질문은 항상 아내 이나영에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말, 약 6년 만에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프로모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10년 넘게 배우 활동이 요원한 남편 원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원빈도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며, 휴머니즘 같은 감정을 전달하고 싶은데, 그런 시나리오를 찾다 보니 본의 아니게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남편 원빈의 공백이 길어진 이유가 적합한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신 해명하기도 했죠.
좋은 작품들 전부 다 놓쳐
실제로 원빈은 히트작으로 꼽히는 영화 ‘신과 함께’, ‘태양의 후예’ 등 인기 작품의 주인공 물망에 오른 적이 여러 번이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세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비슷한 시기에 활약한 동년배 남자 배우들이 모두 자신만의 연기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대배우로 성장한 상황에서, 이들과 상반되게 광고 커리어만 쌓아가는 원빈에게 쓴 소리가 쏟아지는 것도 이해가 되는데요.
이와 관련해 배우가 자신이 출연할 작품을 깐깐하게 고르는 게 뭐가 잘못됐냐 가치관에 따라 다작하는 배우도 있고, 과작하는 배우도 있는 거다라는 원빈의 선택을 존중하는 입장 아무리 욕심을 부리는 거라 해도 10년 넘게 작품을 안 하는 건 배우로서의 의지가 없는 것 그 와중에 cf는 매년 찍는 게 속보인다며, 배우가 아닌 광고 모델로 활약하는 원빈을 비난하는 입장이 팽배한 상황입니다.
본인의 연기 커리어야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니 크게 말을 보태고 싶진 않지만, 한국에서 가장 잘생긴 배우가 리즈 시절을 작품 하나 없이 보낸 건 시청자이자 관객으로서 크게 아쉽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