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디바’에서 인성 논란의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실력파 가수로 손꼽히는 이은미. 그녀는 ‘애인 있어요’,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의 메가히트곡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무대에서 맨발로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독창적인 스타일 덕분에 ‘맨발의 디바’라는 별명을 얻으며 레전드 가수로 자리매김했죠.
그러나 실력만큼이나 뜨거운 비난이 따라붙는 이유는 바로 그녀를 둘러싼 여러 인성 논란 때문입니다.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후배들조차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가수로 평가받았던 이은미가, 선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리메이크해 도덕적 비난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은미는 과거 후배 가수 김동률의 곡 ‘1994년 어느 늦은 밤’과 ‘사랑한다는 말’을 리메이크 앨범에 수록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법적으로는 저작권 협회에 신탁된 곡을 리메이크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김동률에게 사전에 허락을 구하거나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죠. 이에 대해 김동률은 SNS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며, “제 곡들은 자식 같은 존재입니다. 단지 합법이라는 이유로 창작자를 존중하지 않는 행태는 같은 음악인으로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씁쓸함을 드러냈습니다.
양희은과 다시 불거진 논란
이은미의 무단 리메이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2001년, 이은미는 선배 가수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리메이크하려다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양희은은 당시 곡 사용을 정중히 거절했지만, 이은미는 이를 무시하고 곡을 앨범에 수록했습니다.
양희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이은미 씨의 앨범은 유감입니다. 제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곡이 앨범에 실렸더군요”라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문제는 이후 이은미의 태도였습니다. 양희은을 마주친 자리에서 이은미는 “제가 원래 그런 면에 있어서는 좀 그렇거든요”라며 이해하기 어려운 사과를 전했습니다. 이에 양희은은 “그런 면에 있어서 좀 그렇다니, 도대체 무슨 뜻인지 난감했습니다”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죠.
21년 차 선배인 양희은의 곡을 무단으로 리메이크한 점, 그리고 이를 사과 대신 본인의 스타일이라며 당당히 밝힌 이은미의 태도는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네티즌들 역시 “도덕적 의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쏟아내며 그녀의 행보를 지적했습니다.
저작권 논란, 그리고 남겨진 숙제
이은미의 논란은 단순히 가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저작권법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김동률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저작권 협회에 곡을 신탁한 이상, 타인이 창작자의 동의 없이 곡을 리메이크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저작권법의 현실”이라며 법적 제도의 허점을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창작자의 동의를 구하고 소정의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례를 무시한 이은미의 행보는 동료 음악인들의 불만과 대중들의 비난을 샀습니다. 특히, 김동률은 “제 곡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허락을 구한 가수는 인순이 선배님뿐이었다”며, 다른 곡들은 사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은미는 “김동률이 원하지 않으면 그의 곡을 내 앨범에서 뺄 용의가 있다”고 해명했으나, “전화통화가 되지 않아 연락하지 못했다”는 해명은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어 “창작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지만, 그녀의 과거 사례와 반복된 행동은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가수 간의 갈등을 넘어 음악인들이 처한 창작 환경과 저작권 문제에 대한 숙제를 남겼습니다. ‘맨발의 디바’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길 바라는 대중들의 요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