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애도기간과 연예계의 침묵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는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적인 사건으로, 국민 모두를 슬픔에 빠뜨렸다. 이에 정부는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방송가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연말 시상식과 주요 예능 방송, 유튜브 채널 업로드를 모두 중단하며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연말의 화려함을 잠시 멈추고, 슬픔을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히 새해맞이 행사와 타종 이벤트는 묵념으로 대체되며 조용히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가수들은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국민적 정서를 고려한 행보를 보였다. 김장훈, 이승환, 알리, 테이 등은 “슬픔을 나누는 데 동참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공연을 연기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었다.
임영웅, 성시경, 자우림의 강행
같은 상황 속에서 임영웅, 성시경, 자우림은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하며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이 중 특히 임영웅을 둘러싼 여론은 더욱 싸늘했다.
이러한 비판의 중심에는 최근 ‘뭐요’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일, 한 네티즌이 “이 시국에 뭐하냐”는 DM을 보내자, 임영웅은 “뭐요?”라고 답하며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반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많은 대중이 민감하게 받아들인 사안이었다.
결국, 임영웅이 국가애도기간 중 연말 콘서트를 강행한다는 소식에, 팬들과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라는 긍정적 시선도 있었지만 “타인의 아픔을 외면한다”는 비판 역시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니 가족이 이런 일을 당해도 콘서트를 강행할 거냐”는 날 선 반응도 이어지며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조용필의 선택, “품격 있는 선배”라는 찬사
같은 시기, ‘가왕’ 조용필은 예정된 대전 콘서트를 취소하며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보를 보였다. 조용필 측은 “제주항공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며 “국민적 슬픔에 동참하기 위해 공연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지난달 발매한 정규 20집 앨범으로 전국투어를 진행 중이었으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이번 공연을 연기했다. 이러한 그의 결정에 대중은 “역시 가왕다운 행동”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조용필의 품격은 달랐다”는 반응을 보이며, 후배 가수들의 행보와 자연스럽게 비교했다.
한편, 조용필의 이러한 선택에 대해 “누가 선배고 누가 후배냐” “생각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임영웅을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조용필의 결정을 통해 콘서트 강행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더 차갑게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