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미자, 아나운서 꿈 접고 개그맨 도전까지

개그우먼 미자가 자신의 인생을 바꾼 도전의 순간을 회상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에 출연한 미자는 홍익대학교 미대 출신으로, 과거 아나운서를 꿈꾸며 6년간 지상파와 케이블 시험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미자는 “지상파는 경쟁률이 3000대 1, 케이블도 500대 1이었다”며 “계속 떨어지다 보니 자존감이 바닥이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던 중 아나운서 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우연히 KBS 공채 개그맨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평소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좋아했던 자신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지원했다. KBS에서는 아쉽게 떨어졌지만 곧이어 MBC 공채 개그맨 시험에서 합격하면서 개그계에 입문하게 됐다.
우울증에 시달린 미자의 긴 침묵

그러나 미자의 개그맨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당시 개그계 내 분위기와 자신이 맞지 않았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제가 역대급으로 나이가 많은 신입이었다. 군기가 세서 힘들었고,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주변 친구들이 사회에 진출하거나 가정을 이루는 동안, 자신은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자괴감이 들면서 깊은 우울증에 빠졌고, 결국 3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하게 됐다.

이 시기는 미자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터널 같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이 시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연극 ‘드립걸즈’ 출연을 계기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고, 그때 인생의 큰 전환점을 가져다준 인연을 만나게 된다.
“은인 같은 존재” 박나래, 미자를 웃게 한 따뜻한 손길

미자는 연극 활동 중 개그우먼 박나래를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녀의 따뜻한 배려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미자는 “당시 저는 늘 혼자였고,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던 상태였다”며 “박나래는 (이)국주 선배, (장)도연 언니 등과 이미 친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저를 끊임없이 챙겨주고 집으로 초대해 줬다”고 회상했다. 박나래는 미자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돈으로 음식을 해주고 선물로 들어온 물건들을 미자에게 건넸다고 한다.

미자는 “지금껏 방송 생활을 하면서 나래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우리 가족 모두가 나래를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영란은 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러니까 나래가 잘 되는 거야”라며 진심 어린 응원의 말을 덧붙여 감동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