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기준 공개 약 5일 만에 2541만 시청 시간이라는 엄청난 누적 시간을 기록하며 새로운 케이 드라마의 역사를 쓰고 있는 <더 글로리>.
<더 글로리>는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로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가 약 6년 만의 재회로 공개 전부터 네티즌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네티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송혜교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력도 있지만, 이어질 사건을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복선 장치 역시 큰 호평을 받았는데요.
과연 무심코 지나친 장면 속 복선들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프닝
매 회가 시작될 때마다 앞부분에 나오는 오프닝 영상 그만큼 오프닝 영상에 등장하는 오브제들 역시 제작진들의 숨은 의도를 알 수 있는데요.
그 중 주연을 맡은 이도현과 송혜교의 오프닝에는 엄청난 비밀을 숨겨놓았습니다. 이도현은 오프닝 영상에서 의사 가운과 아이디 카드 목걸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송혜교는 뱀이 온몸을 휘감고 있고, 그 주위에는 나팔꽃 덩굴이 배경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요. 이것을 여정과 동시에 봤을 때 동은의 주위에 감싸는 뱀은 여정의 의사 가운 마크에 있는 뱀과 지팡이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죠.
나무 위키에 올라온 <더 글로리>의 설명 중에는 ‘나무에 걸린 뱀은 부활과 치유의 상징이었다.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적어 놓았는데요. 이것으로 볼 때, 동은이가 뱀처럼 허물(화상으로 인한 흉터)을 벗고 주여정에게 몸과 마음의 치료를 받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바둑
<더 글로리>에서는 바둑을 두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바둑은 오프닝 장면에서도 등장할 만큼 제작진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바둑 장면 속에 많은 숨은 이야기를 숨겨두었기 때문이죠.
먼저 문동은과 하도영이 마지막 바둑을 두는 장면, 바둑판은 19×19 점으로 361 점 즉 1년 365일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흙과 백의 돌을 하나씩 두는 것은 밤과 낮의 날짜가 흘러가는 것을 상징하죠. 그리고 4×4 점은 큰 흑점으로 표시가 되는데 각 4개의 코너에 한 개씩 있습니다. 각 4개의 코너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둑판이 1년 365일 사계절 밤낮을 다 담고 있으며, 이곳에 집을 짓는 것은 인간의 인생살이를 뜻하는데요. 4변은 땅을 의미하고 가운데 점은 천원으로 하늘을 의미하는 것이죠.
사진 속 장면에서 문동은은 흙을 잡고, 하도영은 백을 잡았습니다.보통 수준이 높은 사람이 백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하도영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도영이 백을 잡은 것으로 보아 처음엔 당연히 하도영의 승리로 예상할 수 있는데요. 전체적인 바둑판을 보면 처음 예상대로 하도영의 백의 집이 워낙 커서 중반전이 지나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흑의 묘수가 없을 경우 백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동은은 승부가 거의 결정지어진 이 상황에서 엄청난 요소를 찾게 됩니다. 끝내기를 하는 척하며 평범한 수로 보이다가 가운데를 뒤집고 들어와서 백의 집을 완전히 다 박살내 버린 것이죠. 바둑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이 수가 얼마나 묘수인지 알 수 있으실 텐데요. 결국 동은의 이 완벽한 한 수로 인해 백의 집이 크게 깨지면서 결국 동은의 승리가 된 것입니다.
이 상황은 마치 동은의 복수처럼 평범해 보이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중요한 순간에 중심을 뒤집고 들어와 가해자들을 깨버리는 동은의 복수 장면을 바둑판에 묘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혹
2화에서 동은의 같은과 선배가 된 수한과 술을 마시는 장면. 수한은 학창시절 동은에게 모진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었던 동은의 담임 김종문의 아들입니다.
수한은 동은에게 “눈이 참 예쁘다”라며 사심 가득한 말을 내뱉는데요. 이에 동은은 “아닌데 다리가 더 예뻐요”라며 수한을 유혹하는 듯한 말을 합니다. 이 장면 역시 숨은 뜻이 있었는데요. 과연 동은의 이 말은 수안을 유혹하려는 것이었을까요?
동은이 ‘자신의 다리가 예쁘다’고 한 이유는 동은이 연진과 친구들에게 처음 괴롭힘을 당했을 때 담임인 김종문이 동은을 도와주었더라면 연진에게 고데기로 당하는 일은 없었겠죠. 그렇다면 동은의 이 말은 결국 수한을 통해 아버지인 김종문에게 전하는 동훈의 원망 섞인 한마디였던 것입니다.
교실 그림
3화에서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박연진의 딸이 있는 세명초등학교 1학년 2반 담임을 맡게 된 문동은. 동은은 교사로 정식 부임하기 전 자신이 근무하게 될 교실에 들어와 미리 둘러보게 되는데요.
그런데 동은이 교실로 들어올 때 교실에 뒤에 붙어 있던 그림들, 이 그림들이 어딘가 이상합니다. 초등학교 교실에 있을 법한 그림보다는 뭔가 추상적이고 기괴한 그림들인 것이죠. 4화나 7화 속 교실 뒤에 있던 밝은 느낌의 그림들과 비교를 해보면 4화 속 그림이 더욱 이상하게 느껴지는데요. 순식간에 지나간 이 장면에서는 과연 어떤 비밀들이 숨어져 있을까요.
먼저 가장 왼쪽에 있는 첫 번째 그림, 이 그림은 전재준을 상징합니다. 그림을 살펴보면 음영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 반반의 색으로 얼굴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는 반을 나누어 다른 머리 결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초록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것은 남들에게 까칠하고 차갑게 대하지만, 자신의 딸인 예솔이에게는 따뜻하게 대하는 전재준의 이중성을 뜻합니다. 그리고 옷은 빨간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는데요. 이것은 전재준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 ‘적녹색맹’을 의미하는 것이죠.
두 번째 그림은 손명오입니다. 얼굴에는 보라색, 연두색, 노란색, 파란색, 코는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 길게 늘어진 머리는 머리를 묶은 손명호를 상징하며, 옷의 오른쪽에 환자복 같아 보이는 패턴은 약에 항상 취해 있는 손명호를 나타낸 것이죠.
세 번째 그림은 동은의 제일 큰 복수 대상인 박연진입니다. 다른 그림에 대조했을 때 이 그림은 팔을 벌린 채 검은 옷과 반바지를 입은 채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요. 바로 드라마 속에서 항상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던 연진의 딸 하예솔을 나타낸 것이었죠.
네 번째는 손명오처럼 항상 약에 빠져 있는 이사라. 다른 그림과 다르게 눈동자는 흰색으로 초점이 없는 상태를 나타냈는데요. 결정적으로 그림의 가슴에 있는 프랑스 국기를 통해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이사라를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나무에 가로막힌 기린이 있는 그림 바로 최혜정입니다. 큰 나무는 기린의 앞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기린은 네 발로 다니는 것과 다르게 두 발로 서 있는데요. 기린은 나무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항상 사회적으로 뛰어난 지위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그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며 친구들을 뛰어넘지 못하는 세탁소집 딸 혜정을 나타낸 것인데요.
기린의 온 몸에 무늬가 있지만, 그림 속 기린은 몸 바깥쪽에만 무늬가 있고 가운데는 무늬가 비어 있습니다. 바로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해도 울며 셀카를 찍을 정도로 겉으로 밝지만 갈수록 동은의 복수로 인해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을 표현한 것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배경이 흰 그림들에 비해 온통 어두운 색이 칠해져 있는 그림 바로 학창 시절부터 어둡고 암울한 현실을 보내야 했던 주인공 문동은 자신을 나타낸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