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 2024

“전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니..” 낭만닥터 김사부 3의 숨겨진 뒷이야기, 고집센 의사의 최후

한석규가 연기하는 주인공 김사부의 실제 모델은 이국종 의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낭만닥터 시즌 3는 이국종 의사의 탈북자 치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로 시작하죠. 이 외에도 김사부의 캐릭터 설정이나 성격, 심지어 옷차림까지 이국종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의학적 능력

김사부는 ‘신의 손’이라 불릴 정도로 수술 능력이 뛰어나지만, 시골의 돌담 병원에서 외과 과장으로 은둔하며 환자들을 치료하는 설정이죠.

자신의 능력으로 돈이나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하는 자세가 인상 깊습니다. 특히 김사부의 업적은 이국종의 커리어와 정말 유사한데요. 이국종에게는 대한민국 최고의 외상외과 의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 경력이 많습니다.

생명에 위험을 주는 부위를 먼저 응급으로 수술한 다음에,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 수술을 시행하는 손상 통제 수술을 최초로 도입한 의사. 참고로 이 수술법은 2003년 이국종 교수가 도입. 당시 많은 외과의사들이 “수술을 하다 마냐”, “환자가 시험 대상이냐”며 비난했지만, 생존율을 높이 올렸기 때문에 따로 교과서에 목차까지 넣어 이국종 교수가 단독 집필까지 할 정도였죠.

또 이국종 교수는 더블 보드 의사이면서 국내 몇 안 되는 총상을 수술할 수 있는 의사입니다. 김사부는 이국종의 능력을 본 따, 시즌 2에서 손상통제 수술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일반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3개의 전문의 자격을 갖춘 트리플 보드 의사로 나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트리플 보드 의사가 약 50명 내외가 있다고 하네요. 또 총상을 수술할 수 있는 의사로 나오는데 특히 드라마 시즌 3, 1, 2화의 주요 에피소드였던 탈북자 총상 치료 사건은 이국종 교수의 유명한 북한군 치료 사례를 모티브로 했죠.

탈북자 치료

드라마 시즌3의 첫 에피소드는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돌담병원의 외상센터에서 수술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때 김사부는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귀화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대한민국은 저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라며, 그들이 탈북자라는 이유로 정치적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로서 대우받아야 된다고 주장했죠.

이건 실제 2017년 이국종 교수가 북한군 병사를 치료하며 남긴 말을 인용한 것인데요. 2017년, 북한군 병사 오청성 씨는 판문점 JSA 지역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귀순했고, 그 과정에서 북한군에게 네 방 이상의 총상을 맡게 되었습니다. 병사는 유엔 헬기를 타고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긴급하게 이송되어, 통상 치료를 할 수 있는 이국종 교수에게 치료 받게 되었죠.

이국종 교수는 이때 병사가 북한 사람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고자 한 사람이라며,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넘어온 군인이 기대한 한국의 삶이라는 위급한 순간에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라며 최선을 다해 북한 병사를 살려냈습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탈북 사건이지만, 이국종 교수는 단지 대한민국 내에 똑같은 환자로 생각하여 오청성 씨를 살리고자 최선을 다한 거죠. 그 결과 오천성 씨는 회복할 수 있었고, 이후 모란봉 클럽에 출연해 이국종 교수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외골수

김사부 캐릭터의 성격도 이국종 교수와 무척 닮아 있는데요. 말투는 허허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내용이나 표현은 깊이가 있고 직설적이죠.

그런 투박한 모습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김사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외골수 같은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결국 병원을 옮기게 될 정도였는데, 실제로 이국종 교수 또한 의료계에서 수많은 미움을 받을 정도로 날카롭고 신랄한 직설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이 때문에 자신이 병원 내에서도 미움을 받는다며, 밖에서도 쓰레기, 안에서도 쓰레기, 다들 절 싫어한다고 냉소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었죠.

한국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얘기하다 보니 아무래도 단점을 짚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이국종 교수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얘기했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로부터 모두가 행복한데 혼자서만 시끄럽게 한다는 평을 듣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국종의 의료계에 대한 현실적 비판의노력으로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술복

김사부는 냉철한 모습 속에서도 주변 사람을 챙기는 따뜻함이 있는데요. 입발린 말은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가끔씩 돌담 병원의 직원들이 자기에게 힘이 된다며 모두에게 감사하는 말을 전하죠. 의사로서 자신의 능력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국종 교수 또한 힘들게 일하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얻은 것은 동료뿐이라며, 매 인터뷰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함께 집에도 못 가고, 환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던져온 의사와 간호사, 헬기를 운전하는 파일럿까지 모두에게 공이 있다고 밝혔죠.

김사부 캐릭터 또한 환자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정의로운 의사인데요 단적으로 드라마에서 옷차림으로도 그의 신념을 보여줍니다. 자세히 보면, 김사부는 보통 의사들이 가운 안에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갖춰 입는 것과 달리, 항상 수술복을 받쳐 입고 있죠. 언제든 수술에 뛰어들 수 있는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국종 교수의 인터뷰 사진을 봐도 공통적으로 수술복을 받쳐 입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아무래도 이국종 교수가 거의 대부분 인터뷰하는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수술을 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보여주는 옷차림입니다.

신념의 은인

김사부는 특히 환자를 대할 때 평등하고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데요.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는 의사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혼을 낼 정도로 환자를 대하는 원칙을 중시합니다.

실제로 환자의 돈이나 권력 같은 배경이 아니라, 평등하게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는 신념은 이국종 교수의 철학이었죠. 이런 마음가짐에는 그의 아픈 가정 환경이 녹아 있는데요. 이국종 교수의 아버지는 6.25 전쟁에서 눈과 팔다리를 잃으신 장애 2급 국가유공자였습니다. 나라를 위해 몸 바쳤지만, 전쟁이 끝난 후 남겨진 건 가난뿐이었죠.

그래도 국가유공자들에게 주어지는 의료 복지 카드를 받을 수 있었는데, 막상 이국종이 축농증으로 복지 카드를 들고 병원을 찾자, 의사들은 대부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인 이국종을 문전박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도중 이약산이라는 외과 의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 의사는 이국종을 무시하기는커녕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 라며 성심성의껏 이국종을 치료해줬다고 하죠.

게다가 용돈까지 손에 쥐어줬다고 합니다. 그때 이국종은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자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그 후 의사가 되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환자들을 대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