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남희석이
‘전국노래자랑’의 3대 진행자(MC)로 발탁되어 진행을 맡은 지 한 달을 넘겼지만 시청률은 되레 하락한 것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29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남희석이 처음 MC로 나선 ‘전국노래자랑의 시청률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결국 떨어졌습니다. 이는 김신영이 올해 진행한 회차들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남희석이 진행한 평균 시청률은 ‘전국노래자랑’의 1대 MC 故(고) 송해의 평균 시청률 9.4%보다 크게 낮습니다. 김신영이 진행한 1년 5개월간 평균 시청률 4.9%보다는 높지만 올해 들어 시청률은 5~6% 수준이었으니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앞서 KBS는 2022년 30대 여성인 김신영을 MC로 발탁하며 ‘최초의 여성 MC’라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1년 5개월만인 지난 3월 김신영 측에 돌연 MC 교체를 통보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KBS는 “시청률 때문”이라고 진행자 교체 이유를 밝혔습니다. KBS는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를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 청원 글에 대해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됐다”면서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김신영 님과 함께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전했습니다.
KBS가 김신영 대신
선택한 MC는 남희석이었습니다. 남희석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지역 주민들과 교류를 늘리며 방송에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역대 ‘전국노래자랑’ MC 중 최초로 지역 예심에도 참가했습니다. 남희석은 지난달 서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국노래자랑’은 누가 해도 어려운 자리고 아끼는 후배인 김신영씨가 했던 자리라서 걱정도 됐다”며 “몸에 힘 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부터 힘을 빼서 지역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오실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MC 교체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남희석이 여권 핵심 인사들과의 친분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남희석은 지난해 12월 충남 보령시에서 ‘보령을 바꾸는 시민들의 목소리’라는 강연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소울메이트’라고 지칭한 장동혁 의원의 부인이 출연했습니다. 남희석은 또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박성민 의원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김신영을 발탁한 경영진과 제작진은 지난해 11월 박민 KBS 사장이 취임한 직후 대거 교체됐습니다. 남희석 측 관계자는 “남희석은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도 많은 친분이 있다”며 “이번 MC 교체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MC 교체의 컨벤션 효과(특정 사건을 계기로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가 사라지면서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성장하며 지상파 방송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침체하는 상황에서 MC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편
매주 일요일 KBS 1TV에서 방송 중인 ‘전국노래자랑’은 국내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송해가 지난 1988년 5월부터 34년간 진행을 맡았고, 2022년 세상을 떠난 뒤에는 김신영이 바통을 이어받아 2대 MC로 활약하다가 지난달 9일 인천 서구 녹화를 끝으로 하차했습니다.
고(故) 송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44년 전통의 ‘전국노래자랑’의 MC로 나선 남희석의 어깨가 무겁게 됐습니다.